***

"의사 선생님, 뇌수술을 좀 받고 싶은데요."

한 사람이 의사를 찾아갔다.

"어디가 아프신가요?"
"아픈 게 아니라 잊고 싶은 기억이 있습니다."

의사는 어리둥절하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한 사람에 대해 기억이 어딘가에 저장이 된다면  그 부분을 없애주실 수는 없나요."

의사는 시니컬한 음성으로 답했다.

"그거야 참 쉽죠. 기억도 잃고 수저 드는 법도 잃으면 되는 걸요. 당신이 생각하는 그 놈의 기억들이라는 게 컴퓨터처럼 물리장치로 되어있으면 좋겠는데. 오, 이런, 안타깝게도 사람이네요. 사이보그였으면 좋았겠는데. 집에 가서 따뜻한 차 한 잔 마시고 푹 주무세요. 혹은 감자칩을 먹으면서 티비쇼라도 보세요."

의사는 차트를 접어 손에 쥐어 주곤 진료실 문을 열어주었다.



---------

어떤 이에게 귀찮은 사람이 되는 건 너무 슬픈 일이다. 그러기 전에 떨어져 나오는 것 또한 내가 슬픈 일이고.

'마음의 양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쓰담쓰담  (0) 2014.12.05
낙화  (0) 2014.12.03
[시/미영]  (0) 2014.12.02
혼전동거  (0) 2014.12.01
연민, 유한계급론  (0) 2014.11.30
2014-11-30-일요일  (0) 2014.11.30
Posted by 아이타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