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세계
아이타키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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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으로 이상한 애였다. 어딜가도 지질 못해 무슨 수를 서라도 이기고 마는 성격이었다. 어머니는 여자애가 투기가 심해 어쩌냐고 걱정을 하셨다. 그러나 그 걱정은 참으로 걱정일 뿐 동네사람들이 모두 내 아버지 땅에서 소작을 하고 있어 동네 안에서는 항상 일등 대접을 받고 자랐다. 그러나 문제는 나였다. 지선이는 지는 걸 못 참으니 모두 져주라는 어른들 말씀에 어린 나는 승리의 맛을 스스로 얻을 수가 없어 항산 분에 차있었다. 나는 투기가 심한 것이 아니라 승부욕이 있을 뿐인데, 왜 내가 고무줄놀이에 져 분한 것은 투기고 건넛방 재석이가 씨름에 져서 분해 하는 것은 사내다움인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난 줄곧 이상한 여자애로 이상한 대접을 받고 있었다. 소학교 다닐 적에는 이런 대접이 싫어 집에 와 울어대니 나는 더 골치 아픈 딸내미가 되어있었다. 이에 대한 아버지의 방책이 영자가 나를 따라 학교를 다니면서 내 비위를 맞춰주도록 했던 것이다. 이 것이 나를 더욱이 이상하게 만들었고, 결국 보통을 흉내내기에 지쳐 이 보통의 세계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일본에 다녀온 혜수네 오빠가 그랬다.
"외국에 가면 다시 태어난 것 같다. 나를 둘러싼 세계만 새로운 것이 아니라 어른처럼 행동할 뿐 갓 태어난 아이 대접을 받는다. 이름조차 새로 생긴다."
일본이든 미국이든 어디든지 가기로 했다. 나를 둘러싼 보통의 세계는 보통이 아닌 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린 나는 이상한 사람이 무엇인지 몰랐고 자란 나는 이상한 사람이고 싶지 않았다. 이상한 사람으로 자란 나는 외로웠다. 처음부터 보통인 사람으로 태어나 보통의 세계에 스며들고 싶었다.
외국에 가겠다고 하니 아버지가 펄쩍 뛰셨다. 외국은 상놈들이 많아 견디지 못할 거라 하셨다. 혜수네 오빠는 일어를 잘했다. 나는 일어를 못했다.
"아버지, 서울에라도 보내주세요."
이미 서울여자대학에 원서를 내고 입학허락을 받은 상태였다. 입학허락서 우편을 내어 놓았다. 처음에 외국얘기를 꺼냈다 서울이라 하니 마땅찮은 표정이셔도 처음처럼 길길이 날뛰진 않으셨다. 그 날로 서울 갈 짐을 싸고 서울에 올라갔다.
입학처장이라는 사람이 나를 기숙사로 인계해 나는 기숙사에서 방을 배정받았다. 같은 방을 쓰게 된 여학우는 서울 가정대 2학년으로 서울토박이었다. 개학까지는 며칠간 시간이 있었다. 한 방 쓰는 가정대 언니가 서울구경을 시켜주겠다고 했다. 맥주를 마셔보겠냐고 했고 나는 그러자고 했다. 맥주를 마시고 계산하려니 옆 테이블에서 계산을 했단다. 머뭇거리는 날 보고 언니가 그냥 나가자고 해 가게에서 나왔다. 개학을 했고 수업을 들으러 교실에 앉아있었다.
왠 여자애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그리고 그녀의 친구들을 만났다. 새로 태어난 내가 보통의 세계를 만났다.
영자가 아닌 세계가 보통인 채로 나에게 다가왔다.
내가 살던 이상한 세계와 달리 나를 포근하게 보통으로 안아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