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띄우는 편지       


                          루퍼트 부루크  

오늘은 줄곧  
행복한 날이었소  
하루종일   
그대를 떠올리며  
튀어오르는  
물방울 속에  
춤추는 햇빛으로  
웃음을 엮고  
사랑의 조그마한 근심들을  
하늘로 흩뿌려 날리고  
바다의 눈부시게 하얀 파도를  
그대에게 보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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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6

마음의 양식 2014. 12. 16. 10:14


***


그 날, 뭐가 그렇게 슬픈지 그녀는 정말 서럽게 울어댔다. 왜일까.

"울지 마."

"안 울어."

"우는데?"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안 운다고 우겨대는 것도 왜일까. 그 날, 그녀만 운 것도 아니지만 유독 울고있던 그녀의 얼굴만 기억에 남는다. 


달리는 지하철에서 내리기 전부터 그녀가 울기 시작해서 놀랐다. 누가 보면 내가 그녀에게 헤어지자고 통보한 애인 같아 보일 지경이었다. 그 일이 있고 시간이 꽤 흘렀다. 그녀에게 연락을 해본 적도 있었지만 답이 시원치 않아 미처 더 연락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말이라도 더 이어 보고 싶어 몇 마디 더 해봤자 돌아오는 대답은 고작 "그래, 오늘도 좋은 하루 돼." 라니 "응, 너도." 말고는 할 말이 없는 것이다. 아마도 바쁜 것이겠지. 나야 이제 시간 많은 휴학생이고 그녀는 복수전공인 학과 공부까지 하는 상황에 온갖 자격증을 위한 시험, 등급을 위한 시험, 혹시라도 필요할 지 모르는 스펙을 위한 시험들을 준비하느라 바쁘기 짝이 없을테니까. 확실히 내 쪽에서 아쉬운 상황이긴 하다.

그녀는 만나고 있던 중에도 항상 바쁜 사람이었다. 동아리 활동, 취업준비, 사회봉사까지. 그에 반해 나는 이것저것 학과공부만 슬쩍하고 남는 시간은 데이트비 벌려고 하던 아르바이트, 취미 생활이나 친구들을 만나서 보내는 게 다 였다. 그녀는 바쁜 와중에도 연락은 꼬박꼬박 잘되는 친구였다. 나를 위해서 쓰지도 않던 스마트폰을 개통해서 카카오톡을 해줄 정도로 정성이었고, 항상 먼저 연락이 왔다. 그렇게 나에게 친절하던 그녀가 헤어지고 나니 말도 더 잇기 싫어하는 것에 섭섭할 따름이다. 원래 이런 사람이었구나. 직접 만나서 이야기 할 때는 생글생글 잘 웃고 즐겁기만 한데 자신이 말했듯이 오프라인 인간이라는 것이 사실이다.


아는 동생한테서 연락이 왔다. 그녀한테 애인이 생겼단다. 그래서 바빴구나. 나랑 얘기도 더 하기 싫고.



그럼 그때 왜 그렇게 운거야.

니가 먼저 헤어지자고 해 놓고.

내가 돌아가면 너랑 다시 만날 수 있을 지 알았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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